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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고…대출금리 내리라는 금감원장까지[BOK워치]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고…대출금리 내리라는 금감원장까지
    최정희 기자 2023.01.2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삼성본관 한은 대회의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기준금리를 매섭게 올리던 한국은행의 칼날이 무뎌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칼날이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됐다. 기준금리를 3.5%로 올렸지만 지표금리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보다 낮아지며 9거래일째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년 만기 금리가 고작 7일 만기 콜금리보다 더 싸다는 얘기다. 한은은 금리 인상을 끌고 나갔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종료, 나아가 금리 인하 기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장은 예금금리도 내리고 대출금리도 내리라고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 효과는 어디로 갔을까. 그렇다고 물가 숙제가 다 끝난 것은 아닌데 말이다. *13일 기준금리 25bp 인상 결정 출처: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국고채 금리 역전되고 대출금리도 뚝 떨어져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5%로 결정했다.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동결로 소수의견을 내며 금리 인상 반대 의견 2명을 뚫고서 내린 결정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이 무색하게 3년물 국고채 금리는 당일 9.7bp(1bp=0.01%포인트)나 하락하며 3.369%를 찍었고 26일엔 3.273%까지 내려왔다. 9거래일 연속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간 차이가 50bp라고 하는데 외려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간 차이가 -20bp 이상 벌어진 것이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시장금리에 반영된 결과다.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간 역전 현상을 “과잉 반응이 아니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금리 수준보다 2~3년 뒤 금리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당연히 지금처럼 역전이 생길 것”이라며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 우려에 역전이 벌어지는) 미국과 동일하게 해석하기 어렵다. 침체 없이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고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을 반영하거나 고령화 등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다보니 대출금리의 지표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도 하락세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월 평균(26일까지) 4.31%로 전월(4.66%) 대비 하락하며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6월과 1년물 금리도 각각 3.95%, 3.97%로 전월(4.45%, 4.51%) 대비 하락, 두 달째 하락세다. 양도성 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도 3,83%로 하락했다.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예금금리, 대출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예금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 코픽스 금리는 12월 4.29%로 0.05%포인트 하락, 11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이에 작년 12월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5.56%로 8bp 하락했다. 9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6%대로 내려왔다. 작년 9월말 수준이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코픽스 금리 적용, 대출금리 인하 등 선순환이 생긴 것 같다”며 “이 같은 구조가 한 절반 정도 진도가 나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예금금리 인하가 대출금리 인하로 더 이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단기 금리에 영향을 줘 결국엔 예금금리,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지만 금리 인상 효과는 시장의 인하 기대감,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에 의해 사라졌다. 출처: 한국은행, 통계청 2023년 1월 물가지표는 아직 미공개◇ 2008년 금리 인상 종료기와 달라…‘금리 인하’ 기대 통제는 안 하나한은이 1999년 콜금리 목표제를 채택한 이후 수 차례 금리 인상기를 겪었지만 금리 인상 종료기를 앞두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진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이었던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의 금리 인상기가 유일하다. 2008년 8월 금리 25bp 추가 인상을 앞두고 2~5월까지 산발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가 파산하는 등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디폴트(Default·채무 불이행) 사고가 터지고 있던 터라 이 사고가 어디까지 번질지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던 때였다. 실제로 한은은 8월 금리를 올렸지만 9월 세계 4대 은행이었던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자 다시 10월에만 금리를 100bp 인하해야 했다.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엔 금융회사 파산 등으로 금융시장이 붕괴된 이후 실물경기까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고물가가 빠르게 꺾이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외려 경기침체 우려는 사그라들고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물가를 5%로 여전히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다.즉,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수렴할 때까지 최소한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란 기대를 관리해 나갈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또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1월 향후 1년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만에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조사하던 기간이 9일~16일까지로 금리를 올려 기대인플레를 통제하려고 했던 13일 금통위가 포함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기대인플레 안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한은 통화정책의 역할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 경제주체들의 금리 기대를 관리하는 데까지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5%로 목표치의 두 배를 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동결을 이어나갈 것이란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칼집 안에 칼이 있더라도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 때에야 그 칼이 무섭지 않겠나.
  • 기준금리 인상 한 번 더 앞두고 갈팡질팡하는 한은[BOK워치]
    기준금리 인상 한 번 더 앞두고 갈팡질팡하는 한은
    최정희 기자 2022.12.1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달말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한 번 더 올려 3.5%까지 높인 후 금리 인상을 종료하는 내용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최종금리 ‘3.5%’를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겉으로는 이러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기초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표방하는 듯 하지만 그 뒤로 나온 한은의 메시지는 ‘물가 잡기’보다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연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는 게 가능한 상황일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한 번 더 올릴 것’이라면서도 ‘과도한 긴축’ 우려 메시지이 총재가 11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밝힌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한은은 내년 1월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린 후 종료할 방침이다.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최종금리 3.5%를, 2명이 3.75%도 열어 둘 가능성을, 1명만이 3.25%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빌려 이창용 총재식(式)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그 뒤 이 총재 및 한은이 던진 메시지는 ‘한 번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할지, 그럴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게 한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지난 달 30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값이 지나치게 갑자기 조정되는 것을 신경써야 한다”며 “금통위는 향후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정하고 주택 가격 연착륙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선 최종금리가 3.5% 이상으로 열린 듯 했으나 이날 인터뷰에선 최종금리가 3.5% 이하로 열린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한은은 이달 8일 발표한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용하는 것이 중·장기 경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물가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세를 찾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5%대 물가상승률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었다.단기금융시장 악화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연말 자금 수급 악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화 대책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더 공급하겠다고 밝혔다.한은이 예상했던 것보다 금융시장의 긴축 강도가 커졌다고도 평가했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그간 누증된 부채와 높아진 자산가격으로 인해 통화 긴축 효과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3.25%는 중립금리(2~3%)를 넘어서는 상황이라 금리 인상이 갖는 긴축효과가 과거 저금리 당시와 비교해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12월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상한다는 전제로 그래프 작성 (출처: 한국은행)◇ 한은 긴축 ‘혼선’…美는 금리 더 올린다고 하고 vs 韓 체력 되나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5% 이상의 최종금리를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11월 금통위 이후 한은에선 물가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 부동산 가격 급락, 단기금융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면서 한은의 긴축 정책에도 혼선이 생기고 있다.3.5% 이상의 금리 인상 근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에 근거한다. 연준은 12월 13,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 상단을 5% 또는 5.25%로 높일 가능성이 크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2월 미국 금리는 4.75~5.00%로 예측된다. 12월과 내년 2월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0.25%포인트 한 번 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 최종금리가 3.25%라면 한미 금리차는 1.75~2%로 역사상 최대폭으로 벌어진다. 반면 국내 금융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버틸 체력이 되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국 기준으로 올해 13.2% 하락한 데 이어 내년 8.5% 추가 하락하고, 수도권 역시 올해 18.4%, 내년 13.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시장과 PF-ABCP(자산담보부 유동화 증권) 등 단기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둔촌주공’은 내달 13~17일 정당계약을 치를 예정이다. 정당계약 흥행 여부에 따라 다음 달 19일 만기 도래되는 PF-ABCP 차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정당계약률이 저조할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리 상방과 하방 압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과는 상반되게 포워드 가이던스는 ‘3.5%’로 명확한 상황이라 어느 쪽으로든 금통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에도 빠져나갈 방법은 있다. 7, 8월 ‘당분간 베이비스텝’이란 포워드 가이던스가 ‘조건부’였다고 밝혔듯이 3.5% 역시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였고 ‘조건’이 또 달라졌다고 하면 되니까 말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나라에서 조건이 수시로 달라지는 게 일이겠는가. 한은 신뢰만 좀 떨어질 뿐이다.
  • 11월, 역대 가장 중요한 금통위…'최종금리' 논란 커진다[BOK워치]
    11월, 역대 가장 중요한 금통위…'최종금리' 논란 커진다
    최정희 기자 2022.11.0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1월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역대 금통위 중 가장 중요한 금통위가 될 전망이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쯤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금리를 2.5%포인트 올리는 기록적인 금리 인상에도 물가상승세는 안 잡히고 성장세는 꺾이고 있다. 외환시장 뿐 아니라 자금조달 등 자본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끼리도 눈에 띄게 의견이 달라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3대 3으로 나눠지고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종금리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 궤도에 오른 셈이다.*한은 1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미국 12월 0.5%포인트 인상 전제(금리는 상단을 기준으로 그래프 작성)출처: 한국은행◇ 다른 배 탄 금통위원들…“성장·물가 인식차 커졌다”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던 10월 금통위에선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2명이 ‘소수의견’을 낸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작년 10월 금리 동결 결정에 반해 임지원(현재 퇴임)·서영경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이후 11월 금리 인상이 이뤄졌고 올 들어선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2명이나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은 금통위 내부에 의견이 상당히 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성장은 나쁘게, 물가는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고 본 반면 나머지 위원들은 성장은 소비를 중심으로 안정되고 물가는 더 길게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인상 주장을 한 위원은 “가계 초과저축이 내년까지 소비를 유발할지 불확실한 데다 해외소비가 국내 소비를 대체할 수 있어 내년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라며 “내년엔 근원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를 2%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 상단을 3%대 초반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소수의견을 낸 또 다른 위원도 “내년 성장세가 8월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고용여건이 악화돼 근원물가, 임금상승률도 하락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중후반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율을 금리 결정 변수로 삼는 것도 꺼렸다. 그는 “국내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고 환율 상승의 소비자 물가 전가율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빅스텝을 주장한 금통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금통위원은 “환율 상승,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감안할 때 향후 1년간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률은 내년 들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정도나 속도가 지연될 것”이라며 “정책 기조를 긴축 수준으로 조기에 전환하고 물가 안정세가 확고히 다져졌다고 판단할 때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시기에는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진다”며 “환율은 비단 물가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동,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또 다른 책무와도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리 인상 폭이 큰 국가일수록 환율 절하폭이 낮은 경향이 나타나고 내외금리차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 내국인의 해외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또 “민간소비의 약 10%에 달하는 초과 저축이 소비재원으로 활용돼 금리 인상 관련 의도치 않은 과도한 경기 하락 가능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의견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스프레드 확대를 우려해 회사채·CP(기업어음)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음을 걱정했으나 빅스텝 주장 금통위원들은 회사채 시장 부진에도 은행의 기업 대출로 기업 자금 조달이 대체로 원활하다는 데 주목했다. ◇ 11월 빅스텝 인상시 ‘4대 3’ 최악 배제 못해 금통위원들의 이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 인상을 할 경우 소수의견이 3명이나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용 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은 금통위 역사상 소수의견이 3명 나온 것은 콜금리 도입 이후였던 1999년 이후 세 번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11월 빅스텝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12월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줄인다는 보장만 있다면 말이다.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3.25%로 하고, 연준이 12월 0.5%포인트 올린 4.25~4.5%로 결정한다면 금리 역전폭 1.25%포인트는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1.5%포인트로 벌어지고 이 경우 환율 급등 등이 예측 불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4.25~4.5%까지 인상될 확률은 52%, 4.5~4.75%까지 오를 확률은 48%로 반반 수준이다. 한은으로선 11월, 12월 연준의 금리 결정을 예견하고 베팅하는 수준의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금통위원간 최종금리에 대한 논란도 커질 수 있다. 소수의견을 낸 비둘기(완화 선호) 금통위원들은 최종금리 3.25%를 선호하나 매파(긴축 선호) 위원들은 3.5~3.75% 이상을 선호하고 있다. 비둘기 위원들은 연준보다는 국내 경기, 자본시장 불안 등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큰 반면 매파 위원들은 연준의 높아진 최종금리, 물가 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연준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한 한은과 금리 오버킬(Overkill·과도한 경기진정책) 가능성이 대치될 것으로 보인다. 매파 위원들 내에서도 이견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9월에 겪었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에 따른 환율 급등은 한은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연준의 최종금리 상향 조정에도 환율은 1400원 초반대에서 안착하는 분위기이지만 환율이 이대로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은이 미국을 따라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며 오버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오버킬은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이 역시 환율 급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마음이 편치 않은 11월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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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플라스틱 사용제품 '톱6'는?…‘화장품’은 조족지혈
    김경은 기자 2023.01.2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전 세계 해양에서 발생하는 2차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1990년 이전에 생산된 플라스틱이다. 50년 이상 마모되고 풍화되며 해양을 플라스틱 스프로 만들고 있다. 아주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환경과 생체를 습격 중이다.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지는 고작 5년여다. 2017년 이후 미세플라스틱을 주제로 발표된 논문 수는 폭증하기 시작했다. 인류가 만든 물질의 위험성은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세플라스틱의 인체에 대한 위험은 아직 ‘모른다’고 하는 게 적절하다. 특히 환경 규제는 대체로 소를 잃은 뒤에야 수리에 나서는 경향이 높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바르고, 흡입하고 있다. 음식은 물론 피부와 호흡을 통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주 미세플라스틱 규제 동향에서 살펴봤듯이 당분간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야 한다.(미세플라스틱 범벅 종이컵·담배…규제논의는 시늉만[플라스틱 넷제로])출처: 한국환경연구원 ‘미세플라스틱 건강피해 저감연구 3이에 미세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대처방안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폭넓게 규제하고 있는 화장품의 마이크로비즈는 미세플라스틱 배출량 상위 제품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위적으로 투입되는 1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유럽화학물질청(ECAH)이 발생원으로 미세플라스틱 개별 제품군의 특성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배출량과 유출량을 나타내는 것은 인조잔디 충전재다. 배출량 기준으로만 보면 인조잔디 충전재는 마이크로비즈가 투입되는 화장품의 약 930배다. 다음은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제품(1차 미세플라스틱) 상위 6개의 특징과 환경으로의 유출량, 대체품의 존재다. ◇1차 미세플라스틱 사용량 top 6인조잔디는 천연잔디를 모사한 파일(Yarn 또는 Filament)을 인공 합성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2차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충전재(Infill Material)는 주로 폐타이어로 만들어 1차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다. 사용량은 유럽내에서 10만t, 환경으로 배출되는 양은 1만6000t으로 추정된다. 미세플라스틱 사용 제품군중 사용량과 유출량이 가장 많다. 코르크와 코코넛같은 친환경 소재 대체품이 존재한다. 다만 천연재료는 복원력과 미생물 번식 등의 단점이 있다. 대체기술보다 천연잔디 사용이 대안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으며, 인조잔디 사용량 집계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 세계 인조잔디의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판매 점유율은 2018년 기준 77.09%다. 출처: KEI인조잔디 다음으로 유출량이 높은 것은 ‘농업 및 원예’ 용품이다. 멀칭 비닐 등의 이용으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이자 방출 제어 비료, 코팅 종자 등 광범위한 수준에서 1차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한다. ECHA에 따르면 농업 부문에서는 사용량 전량이 환경으로 배출되며, 환경 중 배출량은 연 1만t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 규모나 사용량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대체물질 실용 사례가 나오는 정도에 그친다. 세정제에서도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으로 배출된다. ECHA의 분류에 따르면 세정제는 세척제 등 마이크로비즈를 포함하는 것과 섬유유연제와 세제 등의 향기캡슐, 그 외 세제와 식기 세척액, 왁스, 광택제 및 방향제 등 에어케어 제품 등이 있다. 유럽 지역에서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연 약 1만7000t으로 이 중 8500t이 환경에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환경부가 세정기능을 가진 제품군 중 생활화학제품 내 세정제(세정제, 제거제)와 세탁제품(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세척제) 5종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세정제를 중심으로 천연제품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으나 아직 왁스나 폴리시 등 유지 관리제는 대체물질 개발이 더디다.화장품류는 헹굼형 제품과 잔류형 제품으로 크게 구분된다. 헹굼형 제품도 마이크로비즈가 투입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립스틱 및 매니큐어 등 색조 화장을 목적으로 피부에 침투해 발색을 강화하거나 제품 기능 유지를 위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즉 각질 제거 제품, 세안제, 리무버, 샴푸, 구강관리제, 모발 착색제, 모발 및 체모 표백제와 영양제, 보습제, 보디로션, 파운데이션, 파우더, 컨실러, 마스카라, 아이섀도, 아이펜슬, 아이라이너, 립스틱, 태닝 제품, 헤어케어 제품, 손톱 광택제, 경화제, 접착제 등 다양한 제품에서 사용된다.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는 국가 대부분은 마이크로비즈 투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비즈 사용 화장품은 발생원 비중이 높지 않다. 헹굼형 제품에서는 6500t의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됐는데, 이중 마이크로비즈는 107t에 불과하다. 잔류형에는 2100t이 사용됐다. 한편, 화장품류를 통틀어 약 3800t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7년부터 헹굼형 제품과 위생용품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마이크로비즈는 천연 대체품이 많아 규제가 용이한 편이다. 다만 잔류형은 천연 성분으로 대체가 가능하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페인트나 분말 코팅제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첨가되는데, 페인트 및 코팅제에 사용되는 유럽내 사용량은 연간 약 5300t이며 이중 2700t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미세플라스틱 의존도가 높으며, 2020년 조사 기준 대체물질 개발 사례가 없었다. 의약품 중에선 체내에서 일정한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활성 물질의 용해도를 높여 흡수와 작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출 제어 코팅제에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다. 의료기기는 의료용 정제 또는 수처리 등을 위한 이온 교환 수지의 고분자 필터나 중환자 및 중환자실의 혈액 치료를 위한 흡착제와 흡수제 과립, 초음파 변환기 등에서 사용된다고 보고 있다. 의료기기에서는 1100만t이 환경에 배출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페인트나 의약품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논의가 없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차 미세플라스틱 발생량 타이어 마모 단연 1위1차 미세플라스틱에 비해 환경에 훨씬 많은 양을 유출하는 것은 비의도적인 2차 미세플라스틱이다. ‘타이어 마모와 합성섬유 세탁’ 등을 통해 연간 약 수만t이 환경으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 추정치는 한국환경연구원(KEI)의 국내 연구 사례가 존재한다. 2019년에 진행된 ‘미세플라스틱 건강피해 저감 1차 연구’에 따르면 타이어 마모를 통해 국내에서 연간 4만9228~5만5007t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고, 발생량의 73%가 수계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내 1차 미세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2020년 진행된 2차 연구에서는 합성섬유 세탁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섬유의 연간 국내 유출량이 약 273~4208t으로 추정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 사용저감 정책은 타이어 마모는 도로비점오염원 저감, 재비산먼지 대책, 물청소 등이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시설 등에 따라서 효과가 좌우된다. 타이어의 내구성을 높이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주행거리를 낮추는 것이 보다 근본적 대책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섬유는 세탁시 보풀거름망 등 필터를 통해 약 50%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플리스 재질은 미세섬유의 발생량이 여타 섬유에 비해 높아 별도의 거름망을 세탁시 활용할 필요가 높다고 강조했다. 전자업계에 세탁기 필터 부착을 법제화하는 법안이 지난해 하반기 발의된 바 있다. 연구단은 3년간 수행한 연구를 종합해보면 “미세플라스틱은 지구상의 모든 공간에 분포하는 오염물질이 됐다”며 “관련 연구가 50여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지역이나 국가별로 또는 계절이나 연차별로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어떻게 변하고 분포하는지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총평했다.
  • 미세플라스틱 범벅 종이컵·담배…규제논의는 시늉만[플라스틱 넷제로]
    미세플라스틱 범벅 종이컵·담배…규제논의는 시늉만
    김경은 기자 2023.01.1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세플라스틱 범벅이라는 종이컵과 담배필터. 미세플라스틱이 암 치명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오며 우려가 높아지자 미세플라스틱을 유해물질로 지정해 규제해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미세플라스틱 문제 대응을 위한 다부처 협의체가 출범했다. 지난 2019년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된 ‘과학기술 기반 미세플라스틱 문제대응 추진전략’ 이후 무려 3년 5개월만이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다양한 규제 논의가 진전된 반면, 우리나라의 미세플라스틱 관련 논의는 이제 첫 걸음을 겨우 뗐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세부 방안이 나오기까지 지켜 본단 입장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의체 구성 이후 1차 회의에서는 사례조사와 다른 부처와의 사안 공유 등을 통해 많은 과제를 살폈다”며 “다만 (미세플라스틱 규제 논의는) 해외 규제 논의와 연계되는 만큼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미세플라스틱이 안건으로 논의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상당기간 다부처 협의체는 관계부처의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데다, 국내 정부 조직상 미세플라스틱 소관 부처나 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아 정책 추진 동력도 떨어진다. 국민들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인지도도 높지 않단 점 역시 적극적 규제 논의로 이어지지 않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사진=독일환경청위해성 연구 한계화학제품 규제의 틀 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논의되려면 우선 인체에 위해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돼야한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입증은 현재 연구수준에선 한계가 커 입증이 쉽지 않다. 다만 동물실험 결과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에 위해하다는 것이 밝혀지는 등 규제 필요성을 높이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실험쥐에 미세플라스틱을 투입한 결과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가속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돼 유력 학술지에 등재됐다.이후 암환자들과 임산부들 사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상에서 활발하게 퍼지며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 연구 가운데서는 플라스틱이 아니여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믿었던 일회용 종이컵과 담배필터에 대한 연구가 화제를 모았다. 유해 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따르면 인도의 한 연구 팀이 종이컵에 85~90도 온수를 100ml 부어 15분간 방치한 결과 대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물속에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종이컵의 안쪽 표면에 얇은 폴리에틸렌(PE) 코팅에서 무려 100ml에 약 2만5000개가 발생했다. 담배꽁초에서는 매년 약 30만톤의 미세섬유가 수환경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논문이 지난 2021년 한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이는 세탁을 통해 발생한 유입량(28만톤)과 유사한 수준이다.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 해양에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의 35%가 세탁과정에서 발생한 미세섬유로, 조사된 발생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대표적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이었던 세탁만큼 담배꽁초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이 외에도 자외선차단제, 마스카라, 보건용 마스크, 생리대, 티백차, 껌, 생수, 치아광택제, 콘택트렌즈, 도료 및 페인트, 인조잔디, 타이어, 농업용 폐기물 등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은 다양하다. 바다와 담수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각종 매크로(Macro) 플라스틱이 마모되면서 먹이사슬을 따라 인체에 유입되기도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발생 잠재량은 연간 6만2780~21만5500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해외에 비해 발생량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높은 플라스틱 사용량 △국토 면적당 인구밀집도 △미세플라스틱 저감 정책 미흡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은 규제해야될 물질일까 현재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히 해양 쓰레기로 규제하는 논의를 넘어서고 있다. 캐나다는 플라스틱을 인간의 보건을 위협할 화학물질로 규정했고, 유럽연합에선 광범위한 제품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의 규제 근거는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과 플라스틱 유출 폭증에 따른 환경 위협이다. 위해성 입증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미세플라스틱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규제 논의는 제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투입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마모 등에 따라 비의도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기업의 사용을 제한하고 천연제품이나 대체물질을 사용토록 하고, 2차 미세플라스틱 규제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량 감축과 연계해 이뤄진다. 캐나다는 지난 2021년 4월 플라스틱을 환경보호법 부칙 1에 독성물질로 지정했다. 이 법에 따라 장관은 플라스틱 제조 품목에 위험 관리 조치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실질적 규제조치가 논의되고 있는 유럽연합은 2018년 1월부터 5년여에 걸쳐 이해관계자 논의, 초안 마련, 회원국 협의·투표 등을 거쳐 올해 최종 합의안을 공개한단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초안에 따르면 1차 미세플라스틱을 화학물질 관리 전략에 의거한 ‘유럽 신화학물질 관리 제도(REACH)’의 관리 대상 물질로 포함하며, 제품별 대체물질 기술개발 등을 고려해 5~8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대상 제품은 발생기여도가 높은 화장품, 세정제, 농업 및 원예용품, 의료기기 및 의약제품, 인조잔디 등이다. 아울러 비의도적 유출인 2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는 해양쓰레기 현황조사에서 확인된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을 중심으로 △일회용 면봉 △포크·수저 등 커트러리 △음료용기 및 식품용기 △물티슈 △위생패드 △풍선 및 풍선막대 △필터를 포함하는 담배필터 등이다. 10개 제품에 대해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따라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차 미세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화장품, 위생용품, 세정제 일부에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일회용 종이컵이나 담배필터 등 2차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전문적이고 포괄적으로 다루는 개별 규정은 없다. 주요 발생원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리 조치는 없다. 심지어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기로 했으나, 제주와 세종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전국 시행 시기는 요원하다. 일회용비닐 금지는 1년여의 계도기간을 부여키로하는 등 일회용품 규제정책은 뒷걸음질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선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를 다룰 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은 해양수산부, 육상은 환경부, 개별 제품은 법령에서 정하는 소관부처가 담당한다. 철저하게 부처 칸막이가 존재하는 한국 정부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종합적 관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박정규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15일 보고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관리 정책 추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위계화된 정책 전략이나 비전을 제시하고 중장기적 방향성을 가이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관리부처의 정책적 우선순위나 판단에 따라 특정 제품군 또는 발생원에 한정해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지 일주일 후 다부처 협의체가 만들어졌으나, 종합 정책을 개발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긴 마찬가지다. 다부처 협의체의 위원장은 환경부 환경보건국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농립축산식품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촌진흥청 등 8개 부처 과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각 부처별 정책 목표가 다른 만큼 미세플라스틱 감축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정책 아젠다를 개발할 동력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획기사는 이데일리 독자의 미세플라스틱 취재요청에 따라 한국환경연구원의 ‘미세플라스틱의 건강 피해 저감 연구 Ⅲ’ 및 ‘미세플라스틱 발생 저감을 위한 담배필터 관리방안’ 보고서를 중심으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와 캐나다 정부 웹사이트 등을 참고해 작성했다. )
  •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플라스틱 넷제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
    김경은 기자 2023.01.0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회용컵에 300원의 보증금을 메겨 재활용률을 올리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각종 논란으로 누더기가 되면서 사문화 우려가 나온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논란에서 우리나라의 자원순환 정책 및 재활용 생태계의 문제가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일회용컵에 대해 보증금제도를 적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다. 세종과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선도적으로 시행한 지난 한 달, 매장 당 하루 평균 9개꼴로 반납이 이뤄졌다. 저조한 성과다. 다만 보증금 반납 처리가 8주 이내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약 4~5주간 반납 실적은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환경부는 실제로는 20~30%의 반납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데는 그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지만, 환경 영향을 줄이도록 의무가 부가되는 주체의 반발은 필연적이다. 특히 주요 원인이 기형적인 제도라면 정책은 희화화될 뿐 정책 수용성은 먼 이야기가 된다. 순환경제의 기본은 생산단계에서 재활용·재사용을 고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정책 역시 설계 단계에서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만들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논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세 가지 문제를 짚어봤다.사진=이데일리DB①재활용 시스템 고려없이 제도 설계…모순적 제도설계일회용컵은 재활용이 쉽지 않다. 재활용 원료로 저품질이다. 오염을 제거해야하고, 종이컵은 플라스틱 코팅을 해리(분자가 분해되는 것) 처리해야하며 보증금제 부착 라벨도 제거해야 한다. 종이컵은 물론 플라스틱 음료컵은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한단 이야기다. 처리비용이 재활용 원료로의 판매 수익을 초과하는 상태다. 3곳의 재활용 업체와 2곳의 회수 업체가 현재 세종과 제주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은 제도 운영 재원은 ‘미반환 보증금’이다. 문제는 제도가 정책목표를 달성할수록 이같은 회수·재활용 업체의 손해를 메우고 대상 매장을 지원하는 재원인 ‘미반환 보증금’은 마르게 된다는 점이다. 일회용컵 회수율이 오를수록 미반환 보증금은 줄어드니 제도 운영 기반이 흔들리는 ‘예견된 아이러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정책 목표는 회수율 90%다. 일회용컵을 재활용하겠다고 만든 제도인 만큼 결국 처리비용은 종량제봉투제처럼 일반회계 등에서 충당하거나 보증금 인상 수순으로 밟을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재활용은 국가·지자체의 책임이 없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데 대한 근거가 없고, 보증금 인상은 저항이 높아 더 쉽지 않은 문제다. ②생산자 부담 사라지고 소상공인 열정페이로일회용컵은 폐기물부담금 대상이다. 그러나 보증금제 대상 일회용컵은 이런 생산자의 폐기물부담금 부담을 없애고,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들에게 회수체계에 대한 부담을 지게 했다. 즉 소상공인들이다. 생산업자는 재활용 의무에서 제외되고, 최종 유통업자에게만 의무를 부가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매장에서는 컵을 ‘수거’하고 ‘세척’하고, 마개와 컵홀더를 ‘분리’해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을 따로 모아 회수 업체에 전달한다. 이를 ‘수거-회수-선별-재활용’의 통상 재활용 단계에서 보면 사실상 ‘수거, 선별’ 업무를 이들이 담당하는 셈이다. 세척은 소비자 의무이지만, 씻지 않았다고 안 받을 수 없는 노릇이다. 회수 업체들은 일정량 이상 모였을 때 회수 신청을 받기 때문에 작은 매장에선 ‘보관’도 사소한 문제는 아니다. ‘한국형’ 재활용 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례없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전에 없던 재활용 업무가 더해지니 반발이 거센 건 당연했다. △라벨 제작비(개당 6.99원) △간이회수기 지원 △카드수수료 △회수 처리지원금(표준용기 사용시 개당 4원) 등이 지난해 5월 이후 매장 지원방안 논의를 거쳐 도입됐다. ③버리기엔 아까운 300원…다른 매장으로 발길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발을 감수하고라도 정책이 정착될 수 있을지 여부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이긴하나 가격 인상 효과에 따른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가 나온다.보증금제 대상인 다회용컵과 빈병 등과 비교해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소비를 회피할 요인이 더 크다. 다회용컵은 보증금이 높은 만큼 반환율(보증금 1000원, 회수율 80%)도 높지만, 반환하지 않더라도 개인컵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회용컵은 가정에선 거의 쓰레기일 뿐이다. 300원이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만 여겨질 공산이 크다는 말이다. 아울러 빈병(보증금 150원, 회수율 63%)과 비교하면 입구의 크기가 커 섭취 후 이동 과정의 보관 용이성이 떨어진다. 문제는 보증금 300원이 만만찮다는거다. 반환이 어려울 것으로 기대될 때 심리적 소비 저항이 발생할 수 있는 금액이다. 보증금 300원은 ‘반환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정해진 가격이다. 심리적으로 ‘버리기는 아까운 돈’이란 말이다. 대상 점주들은 30~40%의 매출 감소를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미실시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주장이다. 보증금제의 주요 성패 요인 중 하나는 반환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 예외의 범위가 너무 크다. 매장 100군데 이상 프랜차이즈가 아닌 매장은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2일 제주와 세종에 선도사업이 시행됐으나, 대상 매장 40%가 이런 형평성을 이유로 보이콧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독일 내에선 최종 유통업자에게도 다회용(리유저블) 컵과 그릇 제공 의무가 생겼다. 5명 이하 기업과 사업장 규모 80㎡ 이하를 제외하고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은 재사용 가능 포장재를 제공해야 한다. 리컵 등 스타트업들 다양한 다회용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많은 소규모 매장에서는 다회용기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해외에선 징벌적 세금부과하거나 다회용기로 전환이 법 제정 당시 재활용 업계와 환경부 내부에서도 부정적 시각을 개시했으나 결국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맹목적 목표하에 법이 통과됐다. 이후 거듭되는 유예와 누더기식 제도 변경으로 일회용컵 사용이 획기적으로 감축되기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고시를 통해 전국 시행에 대해 ‘3년 내’ 기한을 제시, 전국 확대 시행은 제주와 세종에서 1년여의 시행 결과를 평가한 이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짧지 않은 시간을 이대로 흘려 버려야할 수도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해 10월 순환경제 선도국 독일에 대한 기획기사를 통해 독일의 다회용컵 사용 시스템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소형 매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수의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가 회수체계를 공유하면서 형성된 시장 친화적, 친환경적 생태계다. 독일 정부는 플라스틱 포장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 등 최종 유통업자에게도 재사용(리유저블) 포장재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발생했다. 법적으로 소비자들은 다회용기와 일회용을 선택할 수 있지만, 독일 사회는 이미 다회용기 시스템이 공고히 자리잡은 상태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시장에 독일 정부는 이처럼 법적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재사용 시장을 촉진한 것이다. 여기에 일회용품 제품 생산업자에게는 징벌적 세금을 메겨 일회용품 사용 유인을 크게 떨어뜨릴 계획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의 경우 kg당 1.23유로(1600원)로, 우리나라는 이와 유사한 폐기물 부담금이 kg당 150원 수준이다. 당근책도 있다.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도 친환경 마크인 ‘블루엔젤(Blue engel)’ 수여 기준을 제정함으로써 인증 기업에 강력한 홍보 수단을 제공했다. 블루엔젤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과 권위 있는 환경마크다. 리유저블컵은 인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물질의 사용을 피해야하고, 최소 500번의 헹굼 주기를 견뎌야하며 수명이 다하면 회수해 기계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재사용 컵 시스템 사업자는 물류계획, 운송경로, 운송차량 등이 생태적으로 환경에 유리한지를 보여줘야한다. 어차피 일회용을 줄이는 것은 번거롭기엔 마찬가지다. 다회용기는 환경에도 일회용품 재활용보다 유리하다. 생산단계에서는 일회용품에 비해 높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만, 사용 횟수가 늘수록 환경적으로 유리해는 속도가 더 가팔라지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들이 있지만, 아직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3번째 사용부터 다회용 패키징이 일회용보다 환경영향이 더 적게 나타났다. 출처: 사회적가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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