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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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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 지방선거 이후 선택과 승자[이근면의 사람이야기]
    6·3 지방선거 이후 선택과 승자
    최은영 기자 2026.06.04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지난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한 사람들이 많았다. TV 앞에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일희일비했다. 아침이 되자 환호와 한숨, 기쁨과 탄식, 억울함과 안도감이 난무한다. 자괴감과 회한도 오늘부터는 접어야 하는 분과 이제 승천의 꿈을 이룬 국민의 지도자, 아니 봉사자들의 포부가 새로이 시작되는 오늘이다. 수성과 탈환에 따른 공신과 패장의 내일이 극명하게 갈리게 될 오늘이다. 그 와중에 압권은 정말 가슴 졸이며 전전긍긍하는 공무원이 있다. 이제 내 편과 네 편의 공수교대도 시작이다.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교체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후 첫 전국 단위 중간평가다. 동시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곳도 함께 치러졌다. 선거 막판 판세는 애초 여당 우세 전망에서 서울·부산·대구 등 일부 격전지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도 나타났다. 결과는 모두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이 결과로 정국은 세 갈래로 갈 가능성이 크다. 여당이 크게 이기면 개혁 드라이브가 강해질 것이고 야당이 선전했다면 정국은 견제와 충돌의 구도로 갈 것이다. 박빙의 결과라고 생각되면 여야 모두 승리를 주장하며 지방정부·국회·중앙정부 간 갈등형 정치가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라 ‘선거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다.지금 한국경제는 회복 국면이지만 강한 회복은 아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바 크다. 국가 성장률 증가분도 반도체가 주인공이다. 연관 산업을 넘어 전 산업으로 이런 기운의 확산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고 인공지능(AI) 투자 집중, 무역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부채 문제를 하방 위험으로 지적했다. 즉 지방선거 이후 국정의 첫 과제는 정치적 행보의 우선화나 보복이나 진영 결집이 아니라 저성장 탈출, 생산성 회복, 행정 효율화여야 한다.핵심은 세 가지다.첫째, 지방정부를 선거조직이 아니라 경제 실행조직으로 바꿔야 한다.광역단체장은 지역 행사의 주재자가 아니라 지역 산업 포트폴리오의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 각 지역은 AI, 에너지, 바이오, 반도체, 관광, 물류, 농식품, 돌봄산업 중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 1년 안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지방선거 공약은 복지 나열이 아니라 ‘지역 생산성 10% 향상 계획’으로 평가해야 한다.둘째, AI 기반 행정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허가, 복지, 세금, 민원, 재난 대응, 교통, 의료 연계 업무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단순히 챗봇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행정 프로세스 자체를 줄여야 한다. 국민이 서류를 들고 다니는 행정은 끝내야 한다. 정부도 AI 3대 강국 전략과 AI 대전환(AX) 정책 추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방정부 성과평가에도 AI 전환 지표를 넣어야 한다. 셋째, 선거 이후 협치의 기준을 ‘국민 이익’으로 재설정해야 한다.여야가 싸울 수는 있다. 그러나 싸움의 주제는 정쟁이 아니라 연금, 에너지, 교육, 노동, 지방행정 통합, AI 인재 양성, 재정 건전성 같은 국가 생존 과제여야 한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부터 정치의 언어는 ‘누가 이겼나’에서 ‘무엇을 고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지방선거 이후 필요한 행정 고도화 방향은 분명하다.17개 시도별 AI 행정 전환 계획, 광역경제권별 산업전략, 불필요한 위원회·조례·중복기관 정리, 지방공기업 경영 평가 강화, 교육청·지자체·산업계 연계 인재정책, 재난·안전·복지 데이터 통합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제발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 중 첫째는 공무원 물갈이다. 이미 정치적 중립은 사문화하거나 필요할 때 상대편 공격용으로만 쓰이는 힘 가진 자의 전가의 보도다. 각 지방자치 단체의 행정 또한 그 지역의 대표 선수급 공무원을 기용함이 당연하나 실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치적 자리는 손꼽을 정도임에도 공신 중용, 전직 퇴출이 관가의 인사 공식이다.여기에 각종 지역 관변 단체 기관, 투자 기업까지 싹쓸이 물갈이가 상식이다. 과연 지자체 운영을 이렇게 하는 것이 본질이고 효용일까.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왜 지방자치를 하나 모르겠다는 탄식도 나오게 마련이다. 악습치곤 익숙한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 두 번째로 바꿔야 할 것은 지자체장 치적 만들기다. 기념비적 건설공사를 자제해야 한다. 인프라 선진화와 미래 투자 중심이어야 한다. 인구 감소세가 완연한 지금 지자체 관련 건물과 각종 기념관류의 건설은 백번 심사숙고해야 한다. 셋째, 적자 재정을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 재정은 채무 증가가 심각한 상태인데 적자 지자체의 살림살이에 절약과 효용이 절실하다. 반드시 재정 자립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차피 공약(公約)은 대부분 공약(空約)이 될 것이다. 선택한 유권자의 부릅뜬 눈만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목이 쉬어라 일 할 기회를 달라고 외치고 지역민의 삶을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봉사의 일꾼을 자처했던 지도자들의 내일부터의 언행이 우리 모두의 내일이 될 것이다. 그의 약속이 현장의 실천으로 돌아올 때를 지켜봐야 함은 우리 모두의 책무다. 결론은 하나다.6·3 지방선거 이후 대한민국은 다시 정치의 늪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제 지방정부는 표를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국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현장 정부가 돼야 한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행정과 경제를 다시 설계하는 도구다. 선거 이후의 진짜 승자는 정당이 아니라 더 빠르고 투명하고 생산적인 국가 시스템을 만든 쪽이어야 한다.
  • 삼성전자, 누구의 성과인가[이근면의 사람이야기]
    삼성전자, 누구의 성과인가
    최은영 기자 2026.04.30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코스피가 6000을 넘어 7000을 향해 가고 8000도 잠깐이란다. 전 국민이 주식 소리에 눈에 불을 켠다. 갖가지 후회와 한숨, 안도가 교차한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자와 아직 뛰어들지 않은 자들의 촉각이 예민하다.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슈퍼사이클이 운 좋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화제도 만발이다. 시장에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가진 자와 안 가진 자로 나뉘고 미리 판 자와 아직 안 판 자로 나뉘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한다. 동참하지 못한 다수는 상대적 박탈감에 후회를 씹는 중이다. 여기에 염장 지르는 사건이 터져 나왔다. 수억 대 성과급 논란의 삼성전자 파업 이야기이다. 문제의 핵심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묻자. 이번 성과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삼성전자를 둘러싼 성과급 논란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선다. 성과의 기원과 분배의 정당성, 권리의 경계에 대한 질문이다. 특히 이번 성과가 개별 노동자의 추가적 노력보다는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환율, 지정학적 수요 등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다면 그 성과를 전적으로 ‘내 몫’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어디까지 정당한가 의문이다. 경제학적으로 기업의 이익은 노동, 자본, 시장환경의 결합이다. 이 가운데 시장환경은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외부 요인이 만든 초과이익을 특정 집단이 선취하려 할 때 그것은 권리의 행사인가, 재분배 요구인가. 이 구분이 흐려지는 순간 권리는 권력을 닮기 시작한다. 노동권은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강한 교섭력을 가진 집단의 권리는 더 이상 약자의 방패만은 아니다. “회사 손실을 극대화하겠다”는 식의 파업 선언은 협상 기술일 수는 있어도 사회적 정당성은 급격히 떨어진다.대기업의 파업은 기업 내부를 넘어 협력업체, 수출 계약, 산업 신뢰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결국 특정 집단의 권리 행사가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확산하는 구조가 된다. 이것은 보호받아야 할 권리인가, 아니면 용인하기 어려운 횡포인가.더 나아가 이러한 강한 요구는 노동시장 내부의 불균형을 심화한다. 신규 채용은 줄고 비정규직은 늘며 자동화는 빨라진다. 결과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다수는 배제되고 이미 보호받고 있는 내부자가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한다. 이 논쟁에서 자주 빠지는 주체가 있다. 바로 약 500만 명에 이르는 주주다. 특히 소액주주는 기업 성과의 또 다른 권리자다. 최근에는 노조의 파업 대비 집회에 맞서 주주들이 같은 날 맞불 성격의 집회를 여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이는 권리의 충돌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사건이다.기업의 성과는 노동만의 결과가 아니다. 자본은 위험을 감수하고 장기 투자로 기업의 기반을 만든다. 그 결과에 대해 주주는 배당과 주가로 보상받는다. 그런데 단기 성과를 근거로 특정 집단이 과도한 몫을 요구하고 그것을 위해 기업 가치 훼손까지 감수하는 전략을 택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주주, 특히 방어력이 약한 소액주주에게 전가된다.더 큰 문제는 장기 성장이다. 기업의 잉여는 임금, 배당, 그리고 미래 투자로 나뉜다. 과도한 단기 분배는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잠식하고 이는 결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지금의 몫을 늘리기 위해 미래의 파이를 깎는 선택이 되는 셈이다.이 사태를 노동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반쪽이다. 분명 회사의 책임, 특히 인사의 책임이 존재한다.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시절부터 삼성은 ‘노조 없는 경영’이라는 표현보다 시장 상위 보상과 선행적 교육 투자, 그리고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통해 갈등을 사전에 흡수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핵심은 비노조가 아니라 신뢰 기반의 인사 관리였다.그러나 지금의 삼성은 그 신뢰를 제도로 전환하지 못했다. 성과급의 기준은 불명확했고 외부 요인과 내부 기여의 구분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 결과 기대는 커지고 기준은 모호해지면서 불신이 누적됐다.과거에는 신뢰로 가능했던 것이 지금은 규모와 환경 변화로 인해 명시적 규칙과 사전 합의가 필요해졌다. 이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구조적 원인이다.해법은 분명하다.첫째, 성과급을 ‘설명 가능한 구조’로 재설계해야 한다. 외부 환경과 내부 기여를 분리해 반영하고 변동 범위와 기준을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둘째, 사후 협상이 아니라 사전 합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실적 발표 이후의 설명이 아니라 실적 이전의 규칙 설계가 핵심이다.셋째, 노동·주주·투자의 균형을 제도화해야 한다. 특정 집단의 요구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배분 원칙을 세워야 한다.이번 논란은 단순한 성과급 갈등이 아니다. 권리가 충돌하는 시대에 무엇을 기준으로 균형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다. 노동의 권리는 존중해야 하나 그것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한다면 더 이상 순수한 권리가 아니다.마찬가지로 기업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거의 신뢰를 현재의 규칙으로 전환하지 못한 대가는 결국 더 큰 갈등으로 돌아온다.이제 ‘얼마를 더 가져갈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와,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함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권리는 결국 서로를 잠식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어떻게 전개되든 결말에 이를 것이다. 국민적 납득이 어떻게 작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팔짱 끼고 방관하는 분들의 역성도 궁금하다. 이번 일은 누구를 이롭게 할까. 지금 이 순간 이 해프닝을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세계 유수의 반도체 경쟁 회사들도 결과에 관계없이 이제 삼성전자의 새로운 약점을 거머쥐게 됐다. 어찌 됐든 회사, 종업원 모두 패자가 될 것이다. 이는 삼성의 연구 개발, 제조 생산성, 기업 문화, 리더십 모두 미래 경쟁력을 좀먹게 하는 것이 필연이다. 향후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니 과연 누구를 위한 파업이 될까. 결국 국민 모두의 미래 자산과 부에는 또 어떤 영향이 미칠까. 국민적 자각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
  • 지방통합, 왜 하려고 하십니까[이근면의 사람이야기]
    지방통합, 왜 하려고 하십니까
    최은영 기자 2026.04.02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꿈같은 내일의 기대와 주인 노릇이 실감 난다. 온갖 약속이 난무하고 정치적 유불리로 정책이 살고 죽는다. 구호로 소모되는 멋진 청사진도 아깝다.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의 시계도 돌아가기 시작했다. 선거 후에도 세심히 살피고 다듬어 가야 할 우리의 미래다. 지방 통합의 핵심은 경계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행정 기능을 재설계하는 데 있다. 시·군·구를 합쳤는데 청사만 두 개, 의회만 두 개, 위원회만 여러 개, 산하기관만 늘어나는 식이라면 통합이 아니라 비용의 재배치일 뿐이다. 지금 정부와 국회는 대구·경북, 충남·대전, 광주·전남 등을 대상으로 행정통합 특별법을 본격 심사하고 있고 통합자치단체 출범과 특례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통합에 찬성하느냐가 아니라 통합 이후 무엇을 없애고 무엇을 키울 것이냐다. 통합은 선언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행정통합 이후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조직이다. 지방자치의 목적은 조직과 운영을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있다. 따라서 통합은 규모 확대가 아니라 기능 재배치여야 한다. 본청은 전략 기능 중심으로 슬림화하고 재정·산업·교통·환경과 같은 광역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 반대로 복지, 돌봄, 안전, 생활민원은 생활권 단위로 내려보내 주민 가까이에서 작동해야 한다. 행정은 멀리서 설계하고 가까이에서 집행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의회 역시 변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본질은 행사 참석이 아니라 예산 심의와 행정 감시다. 통합 이후에도 의원들이 지역 예산을 나눠 가져오는 데 몰두한다면 통합의 효과는 사라진다. 이제 지방의회는 ‘우리 지역 몫’을 따지는 곳이 아니라 ‘전체 행정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바뀌었는가’를 검증하는 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복 기관을 줄였는지, 공공시설 배치가 합리적인지, 서비스 수준이 개선됐는지를 따지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것은 생활 자치와 광역 전략의 분리다. 산업과 교통, 의료와 교육은 이미 광역 단위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주민이 체감하는 행정은 여전히 생활 단위다. 따라서 광역은 성장 전략을 담당하고 생활권은 삶의 질을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좋은 정치인은 이 둘을 연결하는 사람이지 한쪽만 외치는 사람이 아니다.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첫째는 행정 구조를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둘째는 생활 자치에 대한 감각이다. 셋째는 재정을 이해하고 감시할 수 있는 역량이다. 넷째는 치안과 안전을 생활행정으로 연결해 볼 수 있는 시각이다. 반대로 통합을 감정 정치로 소비하거나 청사와 간판에 집착하거나 예산 나눠주기에 익숙한 후보는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통합의 효과를 없애고 비용만 키우는 존재다.마지막으로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 남는다. 예산이다. 통합의 성패는 결국 돈에서 결정된다. 조직을 줄이지 못하면 예산은 줄지 않고 예산이 줄지 않으면 서비스의 질도 올라가지 않는다.통합 이후에는 무엇보다 중복 예산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청사 유지비, 유사 기능 기관, 행사성 예산, 중복 투자 사업을 줄이는 것이 출발점이다. 통합의 효과는 ‘얼마를 더 썼는가’가 아니라 ‘얼마를 줄였는가’로 증명해야 한다.절감한 재정은 다시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교통, 돌봄, 보건, 안전, 디지털 행정 등 생활의 질을 높이는 분야에 집중투자해야 한다. 동시에 예산은 투입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민원 처리 시간, 복지 전달 속도, 안전 지표와 같은 구체적 변화가 없다면 그 예산은 실패한 예산이다.공공기관과 인력구조 역시 재편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조직은 줄이고 필요한 현장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야 한다. 숫자를 유지하는 행정이 아니라 기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더 나아가 예산은 지역경제와 연결해야 한다. 단순한 소비성 지출이 아니라 일자리와 소득을 만드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 산업 유치, 기업 지원, 상권 활성화와 연결되지 않는 예산은 결국 사라지는 돈일 뿐이다. 통합 지방정부는 행정 조직이 아니라 하나의 경제 단위로 작동해야 한다.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붙여야 한다.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다. 통합이 이뤄질수록 예산 규모는 커지고 의사결정은 더 멀어지기 쉽다. 이때 필요한 것은 강력한 공개와 평가 시스템이다.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 사업별 성과를 주민에게 명확히 공개하고 실패한 사업은 과감히 중단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 참여 예산제 역시 형식적 절차를 넘어 실질적 의사결정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또한 디지털 기반 재정관리도 필수적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사업 효과를 분석하고 중복 사업을 자동으로 식별하며 정책 효과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통합의 규모는 오히려 비효율을 키울 수 있다. 이제 재정은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운영해야 한다.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모든 지역에 똑같이 나누는 예산은 정치적으로는 편할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가장 비효율적이다. 통합 지방정부는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이며 미래를 위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지역을 살리는 길이다.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통합의 모습은 고품질 서비스, 저비용 행정, 효율적인 조직 그리고 주민 소득의 실질적 증가다. 이 네 가지가 동시에 작동할 때 통합은 성공한다.이번 지방선거는 사람을 뽑는 선거이면서 동시에 행정체제를 설계하는 선거다. 유권자가 봐야 할 것은 당이 아니라 설계도다. 그 후보가 무엇을 줄이고 살릴 것인지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말할 수 있는가다.통합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개혁은 조직이 아니라 예산에서 완성된다. 그것은 더 많이 나눠 주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생활의 질이 좋아진다는 약속이어야 한다. 가장 경계할 대상은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는 자들이다. 지방행정은 정치가 아니라 우리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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