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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에 필요한 건 ‘회복의 리더십’이다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카카오에 필요한 건 ‘회복의 리더십’이다
    김현아 기자 2026.05.3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카카오(035720)가 창사 이래 가장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대한민국 디지털 생태계를 이끌어 온 혁신 기업이지만, 최근 노사 갈등과 인공지능(AI)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했다.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5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총파업 가능성도 현실화됐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임금 인상률이나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갈등으로 보기 어렵다. 안에서는 구성원 간 신뢰가 흔들리고 있고, 밖에서는 이용자와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플랫폼의 절대 명제, 안정성에 대한 신뢰카카오톡은 많은 사람들에게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다. 일상과 업무, 관계를 연결하는 생활 인프라에 가깝다. 이용자들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것도 혁신 이전에 안정성이다.2022년 대규모 먹통 사태는 그 당연했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이후 대대적인 투자와 재발 방지 대책이 이어졌지만 간헐적인 오류와 장애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네이트온의 사례가 보여주듯 플랫폼 시장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이용자들은 더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언제든 선택할 수 있다.총파업이 이뤄져도 곧바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회사 역시 비상 대응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플랫폼 기업은 실제 장애뿐 아니라 안정성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운영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이어질 경우 그 영향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브랜드 가치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8조 원보다 중요한 실행의 힘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AI 경쟁은 더 이상 미래 사업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카카오 역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8조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고, 하반기 핵심 전략으로 에이전틱 AI를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AI 경쟁은 자본만으로 이길 수 없다. 인재와 조직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움직일 때 비로소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불확실성이 커지는 이유다. 사측은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강조하고, 노조는 성과를 만든 구성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한다. 양측 모두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다만 갈등이 길어질수록 회사가 감당해야 할 기회비용 역시 커진다. AI 시대에는 속도 자체가 경쟁력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노·사·주주가 바라보는 서로 다른 현실이번 사태가 복잡한 이유는 이해관계자가 둘이 아니라 셋이기 때문이다.노조는 보상 체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한다. 일부 전직 경영진의 거액 보상 논란 속에서 구성원들에게는 비용 절감과 희생만 요구됐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반면 회사는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글로벌 경쟁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고정적인 성과급 부담이 커질 경우 장기적인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주들의 시선도 녹록지 않다. 장기간 부진한 주가를 지켜보며 기업가치 회복을 기다려 온 만큼,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그래서 이 갈등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성과와 책임을 어떤 원칙으로 나누고, 미래 성장의 결실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이용자는 안정성을, 구성원은 공정을, 주주는 성장을 기대한다. 서로 다른 요구처럼 보이지만 모두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바란다는 점에서는 같다.◇소통의 DNA를 다시 살릴 때카카오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평적인 소통 문화와 도전 정신이었다. 직급보다 아이디어를 중시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던 문화는 카카오를 다른 기업과 구별짓는 경쟁력이었다.하지만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강점은 점차 희미해졌다. 회사는 구성원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고, 구성원은 경영진을 맘껏 신뢰하지 못했다. 주주는 전략에 의문을 품고, 이용자는 안정성을 걱정한다. 어떤 미래 전략도 신뢰라는 토대 없이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 카카오에 필요한 것은 서로를 다시 믿을 수 있게 만드는 리더십이 아닌가 한다.회복의 리더십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데 있지 않다. 투자와 성과 배분의 기준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회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분명하게 제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서운함을 하나의 미래 비전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지금 카카오가 보여줘야 할 리더십의 본질이다.
  • 업스테이지 논란, 검증과 전략은 함께 가야 한다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업스테이지 논란, 검증과 전략은 함께 가야 한다
    김현아 기자 2026.05.2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치권에서 국민성장펀드 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인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의 주식 보유 논란이 불거진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5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집중되면서다. 공적 성격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선정 과정의 투명성, 이해충돌 여부, 평가 기준의 정당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불가피하다.그러나 이번 논의가 특정 개인이나 기업을 겨냥한 단발성 정치 공방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의혹은 엄정하게 가려내되, 국민성장펀드가 어떤 원칙과 기준에 따라 미래 산업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번 논쟁은 개별 기업을 둘러싼 시비를 넘어,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자의 합리적 기준과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AI 산업은 전략 자본이 필수적이다AI 산업은 일반적인 산업 육성과 결이 다르다. 거대언어모델(LLM), AI 반도체 등 핵심 분야는 기술력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막대한 자본과 속도, 선점 효과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부펀드들이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전장에서 한국처럼 제한된 자본 여력으로는 선택과 집중 없는 대응이 사실상 어렵다.세계 시장을 겨냥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전략 자본을 집중하는 투자도 불가피하다. 국민성장펀드 역시 단순한 분배 자금이 아니라, 공정한 평가를 거쳐 경쟁력이 입증된 영역에 전략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자금이어야 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정을 단순히 자금의 균등 분산으로만 해석하지 않는 일이다. 공정의 핵심은 결과를 기계적으로 똑같이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투명한 절차와 명확한 기준을 통해 사회적으로 합의 가능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전략적 집중 역시 이런 조건이 충족될 때만 정당성을 얻는다. 산업적 필요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절차와 기준이 흔들리면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개별 투자 검증과 산업 전략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물론 전략적 투자 필요성이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하 전 수석이 주식 보유 경위를 소명한 만큼, 국민성장펀드 투자 결정에도 절차적 정당성과 투자 과정에서의 이해충돌 여부를 투명하게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해 보인다. 공적 자금은 결과만큼 과정의 정당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기술력 검증 역시 시장 평가와 객관적 성과를 입증된 사실 기반으로 바라봐야 한다. 업스테이지는 제한된 자원으로도 고효율 모델 개발 역량을 보여주며 오픈소스 기반 글로벌 리더보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독보적인 파인튜닝 역량을 증명해 왔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의 AI 인덱스 등 글로벌 지표에 국내 대표 모델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유니콘 가치를 인정받은 것 역시 이러한 기술 성과에 대한 시장의 객관적 기대가 결합된 결과다.다만, 원천 기술력을 갖춘 오픈소스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서 채택하고 실질적인 B2B 상용화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장에서 추가 검증하는 단계가 남아있다. 벤치마크 성과와 시장에서의 실제 상용화 경쟁력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업스테이지 논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실제 상용화 성능, 독자적 경쟁력, 시장 평가라는 객관적 기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정 사례를 둘러싼 정쟁이 공들여 키워온 국가 대표급 AI 기술 자산과 산업 전략 전체를 위축시켜서도 안 되고, 반대로 산업 전략론이 개별 투자의 투명한 검증을 덮는 명분이 돼서도 안 된다.아울러 국민성장펀드는 일반 대중의 자금과 정책적 지원이 결합된 공공적 성격의 투자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대규모 공적 성격의 전략 자본을 지원받은 기업은 그만큼 책임 있는 상생과 국가적 기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그만큼 실질적인 성과로 답해야 한다. 업스테이지 역시 기술 성공의 과실이 투자 수익 환원, 고용 창출,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라는 형태로 국민에게 돌아와야 한다. 전략적 집중의 정당성은 시장에서 증명해낼 실질적인 기술 성과와 사회적 환원으로 입증되기 때문이다.왜 특정 기업이 선정됐는가를 따지는 검증은 엄정해야 한다. 그러나 선거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논의가 거기서 멈춰서도 안 된다. 한국 AI 산업이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투자 원칙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거시적 논의 역시 시작됐으면 한다.
  • AI 문명 전환기, ‘세금도 방임도 아닌 제3의 설계’를 향해 [김현아의 IT세상읽기]
    AI 문명 전환기, ‘세금도 방임도 아닌 제3의 설계’를 향해
    김현아 기자 2026.05.1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AI 시대 미래 전략은 기술을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합니다.”지난 13일 출범한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강조한 메시지다. AI 기술 발전이 단순한 산업 혁신을 넘어 국가 구조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는 문명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엄중한 인식이다.배 부총리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대전환의 흐름을 재차 역설했다. 그는 “AI는 산업 혁신을 넘어 국가 시스템과 사회 구조, 일상까지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전환기에 있다”며 “앞으로는 개별 기술 경쟁보다 이를 어떤 제도와 산업 구조, 사회 시스템 위에서 활용할 것인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데이터·연산 자원의 독점, 그리고 부의 귀속 문제AI는 이미 생산성과 산업 구조를 빠른 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향후 기술이 범용인공지능(AGI) 단계로 진입할 경우,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확보한 소수의 거대 기업이 글로벌 경제 질서를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결국 미래의 핵심 쟁점은 기술의 성능 자체가 아니다. 기술이 만들어낸 막대한 부가 어떻게 분배되고, 누구에게 귀속되는가라는 본질적인 구조의 문제로 수렴된다.그럼에도 국내 정치권의 논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익숙한 이념 구도 속에서 서로 다른 극단만을 외칠 뿐이다.한쪽에서는 기술 기업의 초과이익을 세금으로 환수해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기본소득’ 등 사후 분배 모델만을 강조한다. 이는 혁신의 발목을 잡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기 쉽다. 반대편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한다며 시장 자율성과 성장 중심의 접근만을 내세운다. 이는 격차 확대를 방치하는 ‘시장 방임’의 한계를 안고 있다.그러나 AI 전환이 만드는 변화는 기존 산업사회의 위기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특정 산업의 흥망이나 단순한 일자리 감소 문제를 넘어, 데이터와 인프라를 둘러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구조적 독점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좌우 프레임만으로는 이 거대한 변화를 온전히 설명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 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 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성장과 분배의 결합, ‘제3의 경로’이 때문에 최근 논의의 중심은 규제와 감세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설계하는 ‘제3의 경로’로 이동하고 있다.대표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국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민간 자본과 국민 참여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구조가 그 좋은 예다. AI 산업은 반도체, 전력망, 데이터센터 등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가 필요한 이른바 기간 인프라 산업의 성격을 띤다.국민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경우, 기업에는 자본 조달의 부담을 덜어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국민에게는 AI 산업의 성장에 따른 결실을 배당의 형태로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자산 형성의 기회를 넓혀준다. 세금 중심의 강제적 재분배도, 완전한 시장 방임도 아닌 성장과 분배의 건강한 합일 모델이다.◇패러다임 시프트를 위한 전제 조건다만 이러한 구조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교한 전제 조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만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첫째,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때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공공성과 수익성 간의 치밀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가 개입하는 범위와 방식에 대한 투명하고 정교한 가이드라인이 선행되어야 한다.AI 전환기는 단기적인 사업 지원책이나 보조금 몇 푼을 고민하는 시기가 아니다. 국가 운영 방식 자체를 패러다임 시프트 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기업의 혁신 동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격차를 선제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균형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앞으로 다가올 초지능 시대의 성패는 기술을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보다, 그 기술을 어떤 제도와 사회 시스템 위에서 운영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 대한민국이 단순한 기술 추격자를 넘어 미래 인류 질서의 설계자가 되기 위한 담대한 여정은 바로 이 ‘제3의 설계’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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