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친윤을 중심으로 한 여권 세력이 총집결하고 있다. 핵심 증인에 대한 신빙성, 헌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여론전을 주도하며 지원 사격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20일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이 변론기일 연기 신청을 했지만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3월 중에는 최종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하는 인물 중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로 헌재에 출석하게 됐다. 홍 전 차장이 전해들었다는 ‘정치인 체포 지시’가 탄핵소추의 핵심 사유인 만큼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전 차장이 작성했다는 정치인 체포조 관련 메모의 작성 시점과 장소, 주체를 두고도 진술이 번복돼 여권 일각에서는 오염된 증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20일로 잡힌 윤석열 대통령 변론기일을 변경을 요청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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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서 “홍 차장의 진술은 100가지 종류로 그야말로 카멜레온처럼 바뀌고 있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는 홍 전 차장은 전날 뉴스A에 출연해 비상계엄 당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의 통화에서 체포 명단을 듣고 받아 적은 장소는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가 아니라 국정원 본청 집무실이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4일 홍 전 차장은 헌재 변론기일에서 공관 앞 공터에서 본인이 작성한 것을 알아보지 못해 나중에 보좌관이 옮겨 적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같은 메모지 진술 번복 건과 관련해 홍 전 차장은 “(앞선 변론기일에서) 조태용 국정원장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현재 논란되는 게 메모하고 CCTV 동선 같다. 정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서는 오후 10시 58분에 공관 공터의 CCTV 장면을 반드시 포함해서 공개해야 된다”며 “메모와 관련한 어떤 의혹이나 궁금증에 대해 (헌재에) 나가 답변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헌법재판관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보성향 판사 연구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 현재 헌법 재판관 8인 체제 중 3명(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현재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앞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합류하면 절반인 4명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된다는 게 여권 주장이다.
또한 윤 대통령 측은 정 재판관과 국회 측 대리인 김이수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사제지간”이라며 지적하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날 열린 헌재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정 재판관은 사법연수원 27기 2반 B조로 수료했는데, B조 지도교수가 당시 사법연수원 재직 중이던 김 변호사”라며 “사법연수원 사제지간은 대학원에서 논문 지도교수와 제자 사이의 관계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어 “선출된 대통령의 퇴진 여부를 지명된 헌법재판관들이 결정하는데,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편향성과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헌재는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고 우려를 갖는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왔으나 변론 시작 전 구치소로 복귀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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