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3차 변론기일을 하루 앞두고 심판정 내외부 보안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헌재에 근무하는 경찰 인력을 증원하고 필요 시 헌법재판관의 신변보호도 강화할 예정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켜 창과 외벽이 파손됐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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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별관 컨퍼런스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구속 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난동을 부린 이후 헌재도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천 공보관은 이번 서부지법 습격 사건에 대한 헌재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앞서 천 처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서부지법 난입 사태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 일어나선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천 공보관은 “심판정의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외곽 경비 강화도 단계에 따라 경찰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찰 인력 증원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선 지금 검토 중이고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헌법재판관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선 “관련 수사 의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신변보호는 이미 이뤄지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천 공보관은 이외에도 △심판정 입장 시 방청객 출입 검색 강화 △헌재 보안요원 증원 △비상근무 체제 유지 등의 보안 강화 방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 지난 주말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모여 있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간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서 경찰 병력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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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변론기일에 등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천 공보관은 “윤 대통령 출석 여부는 현재로선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측과) 경호 관련 협조 요청을 받은 게 있는지’를 묻는 질문엔 “해당 사안은 관련 부서에서만 알고 있다. 공보관이 전달할 내용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이 어떤 신분으로 변론기일에 출석할지에 대해서 천 공보관은 “심판정 내 대통령이 어떤 상태로 변론을 할지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윤 대통령은 구속 피의자이긴 하나, 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피청구인) 측 요청으로 오는 23일 진행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조지호 경찰청장 등 2인에 대한 증인 신문에는 김 전 장관만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천 공보관은 “(조 청장 측이) 이날 오전 11시40분 이후 (증인신문) 건강 상태 및 형사재판에서 불리한 요인 우려 등을 담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면서 “만약 불출석하게 되면 증인신문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