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환율에 외화예금 상승, 왜?…기업들 '달러' 쟁이는 이유

한국은행 ‘1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발표
외화예금 잔액 1013억달러, 전월比 28.7억달러↑
환율 74.3원 상승했으나…기업들 예비용자금 확보 러시
  • 등록 2025-01-20 오후 12:00:00

    수정 2025-01-20 오후 7:01:35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고환율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거주자외화예금이 달러화 예금을 중심으로 28억달러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예비용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달러가 조금이라도 쌀 때 비축을 해두겠다는 것이다.

사진=AFP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28억 7000만달러 증가한 1013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상승 전환했다.

통화별로 보면 거주자외화예금에서 가장 큰 비중(85.3%)을 차지하는 미 달러화예금이 전월말 대비 38억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0.0원으로 75.3원 급등했으나 달러화예금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수출입기업의 예비용 자금 확보 등으로 늘었다.

이종찬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통상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면 달러화 예금은줄기 마련인데, 지난달의 경우 환율이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심리로 달러를 쟁여 놓는 행태가 나타났다”면서 “흔치는 않지만 2022년 하반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엔화예금은 11억 9000만달러 감소하면서 주요 통화 중 가장 많은 감소 폭을 나타냈다. 엔화예금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엔화예금 잔액의 미달러 환산액 축소 및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거주자의 차익실현 등이 나타난 영향이다. 엔·달러 환율은 11월 말 151.5엔에서 12월말 157.0엔으로 5.5엔 증가했고, 원·엔 환율은 11월 말 920.9원에서 12월 말 936.5원으로 15.6원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이밖에 유로화와 위안화예금은 각각 2억 3000만달러, 9000만달러 증가했다. 유로화예금의 경우 일부 기업의 매출대금 일시예치 등으로 증가했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의 경우 6000만달러 줄었다.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예급 잔액이 전월대비 31억 7000만달러 증가한 871억 2000만달러, 개인예금은 3억달러 줄어든 141억 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은행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국내은행이 867억 2000만달러로 28억 9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은행지점은 145억 8000만달러로 2000만달러 감소했다.

한편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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