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초대형 IB의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주가연계증권(ELS)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게 기대했던 기업금융, 특히 모험자본 공급과 중개 기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는 “최근 해외 직접투자 수요가 늘면서 종투사가 해외주식 중개 업무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는 본연의 기업금융 역할과는 거리가 있다”며 “여기에 부동산PF, ELS가 큰 폭으로 위축되며 수익성과 성장성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국내 증권사의 질적 성장이 미흡한 이유로는 단기 수익성 중심의 경영 문화를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짧고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 측면에서는 해외 IB 대비 부족한 M&A 자문 및 주선, 중개와 부채자본시장(DCM) 부문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모, 벤처캐피털(VC)에 대한 직접투자, 대출, 중개 역량은 물론 기업 현금운용과 재무·회계 컨설팅 역량 역시 키워야 한다고 봤다.
국내 초대형 IB들이 글로벌 IB와 견줄 정도로 몸집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원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제언이다. 그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해 IMA 인가 확대, 법인결제 허용,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원화 국제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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